소비자가 아닌 창조자가 되는 디지털 사용법

1️⃣ 디지털 환경의 소비 중독 구조

현대인은 하루 평균 7시간 이상을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의 디지털 기기 앞에서 보낸다. 겉으로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 대부분이 무의식적 정보 소비다. SNS를 열면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 사진, 쇼츠가 줄줄이 이어지고, 한 편이 끝나기 전에 다음 콘텐츠가 자동 재생된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주의력을 철저히 ‘소비’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우리는 이 디지털 흐름 속에서 마치 정보의 주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플랫폼이 설계한 루틴 안에서 움직이는 소비자에 지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소비 구조가 뇌의 보상 회로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미세한 도파민 보상이 일어나며, 뇌는 더 많은 자극을 원하게 된다. 짧고 빠른 콘텐츠에 길들여진 뇌는 긴 글을 읽거나 복잡한 사고를 버거워하고, 대신 쉽게 흡수되는 자극에 의존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점점 창조적인 활동은 줄고, ‘정보를 보는 것’만으로 하루를 다 쓴다. 창조는커녕, 소비에도 주체성이 없는 상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철학의 부재다. 바로 이 지점에서 ‘디지털 사용법’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2️⃣ 창조를 위한 디지털 사용의 전환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사용당하는 디지털’에서 ‘의도를 갖고 사용하는 디지털’로의 전환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사용은 자동화되어 있다. 일어나자마자 알림을 확인하고, 점심시간에 무의식적으로 SNS를 열며, 잠들기 전까지 콘텐츠를 스크롤한다. 이처럼 반복적인 습관은 사용자로 하여금 선택의 권한을 박탈한다. 창조적인 사람은 반대로 디지털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알림을 모두 끄고, 홈 화면에 단 하나의 창작 앱만을 남기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집중력은 창조의 핵심 자산이다. 그러나 현대 디지털 환경은 방해의 연속이다. 창조자는 이 구조를 스스로 통제하려고 시도한다. 일정 시간 스마트폰을 아예 비행기 모드로 두거나, ‘디지털 금식 시간’을 정해 그 시간엔 창조적 활동만 하도록 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시간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그 시간은 오롯이 자신이 통제해야 한다. 창조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삶에서 내가 통제하는 비율을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작고 단순한 디지털 행동의 수정에서 시작된다.

 

3️⃣ 디지털 창조자로 살아가는 일상의 변화

창조자는 디지털을 생산의 도구로 사용한다. 이들은 아침 루틴부터 다르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30분을 SNS 대신 노트 앱에 아이디어를 기록하거나, 브레인스토밍 시간으로 활용한다. 그들의 스마트폰에는 유튜브보다 캔바, 인스타그램보다 구글 킵, 틱톡보다 미드저니 같은 창조형 앱이 홈 화면에 자리 잡고 있다. 하루 2~3시간을 의미 있는 창작 활동에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은 디지털로부터 자율적으로 분리된 채 살아간다. 이런 사람들에게 디지털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이러한 삶을 실천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 변화를 경험한다. 첫째, 자기 효능감의 회복이다. 더 이상 디지털의 노예가 아니라는 감각은 삶 전반에 자신감을 불러온다. 둘째, 시간 감각의 변화다. 창조적 몰입 시간은 흐름을 타며 흘러가고, 하루가 덜 피곤하게 느껴진다. 셋째, 자신만의 콘텐츠가 쌓인다. 매일 500자씩 글을 쓰고, 1주일에 한 번은 미디어를 제작하고, 매달 한 가지 프로젝트를 완성하며, 디지털 세상에 나만의 자산을 남기는 삶. 이것이 진정한 창조자의 방식이다.

결국 창조자는 대단한 천재가 아니라, 디지털을 의도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다. 무의식적 소비를 중단하고, 생산적 루틴을 구축하며, 디지털을 삶의 도구로 재배치하는 사람. 우리 모두 그런 삶을 택할 수 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다.